▷file: 연구ing(22.1.9.).hwp
▷제목: 일반 고등학교 학생 대상의 가상진로프로그램의 개발 및 적용
▷목적: 이 연구의 목적은 일반 고등학교에서 활용할 가상진로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프로그램이 참여자의 Grit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는 데 있다.
▷연구의 필요성:
변화가 더욱 가속화된 미래 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교육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벌써 오래된 화두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역량을 명시적으로 반영한 형태로 개발되었고, OECD DeSeCo 프로젝트 이후 국내에서도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역량 교육과 관련된 많은 연구가 축적되었다(이상은 등, 2018). 역량 교육은 담론 수준을 넘어 각 국가의 교육 정책으로 실행되는 단계에 들어섰으며,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역량 교육을 공식화하였다(서영진, 2019). 전통적 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뤄 왔던 문제 상황 해결과 과제 극복 능력 외에도 인간 고유의 가치 회복 역시 중요하다는 접근은, OECD 학습 나침판 2030에서 예측과 행동, 성찰의 순환이라는 자기주체성을 강조하며 더욱 확대되었다.
세계경제포럼(WEF, 2015)은 교육 보고서에서 21세기 기술 중 하나로 도전하기 위한 역량을 제시하였다. 그 세부 역량으로 비판적 사고 및 문제 해결, 창의성, 의사소통, 협력을 들고 있는데, 이는 2015 교육과정에서 일반 고등학교 진로교육의 세부 목표로 제시한 직업적 의사소통 능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협력과 도전은 선택의 자율성에 기초한다. OECD가 미래 교육의 핵심을 학생 주체성으로 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이상은, 2019). 그것이 학교에서 교육해야 할 역량 중 하나라면,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상황에서 주체적인 선택을 할 기회의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선택에는 그에 걸맞은 책임이 따르기에 무작정 선택을 강요할 수도 없다.
김봉환(1997)은 고등학교 시기의 학생들은 능력, 적성, 흥미, 경제적 여건, 직업 포부, 중요한 타인의 의견 등을 고려하여 진로를 선택하고 그 진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탐색과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직업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교육적·직업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하였으며, 진학 지도와 취업 지도가 중요한 과제라고도 하였다. 하지만 학습자의 요구가 다양화, 세분화됨에 따라 일반 고등학교의 진로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고등학생의 희망 직업 상위 10위까지의 누계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이고(교육부, 2021a), 고교학점제가 학생 맞춤형의 교육적 다양성을 지원한다지만(교육부, 2021b) 일반 고등학교에서 학생의 교과 선택은 진학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진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중학교에서 자유학년제를 거치며 어느 정도 진로 탐색이 이루어진 학생들은 일반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이미 진로 디자인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학교에서 준비한 진로 프로그램이 자신의 진로 계획과 일치하지 않으면 오히려 외면하는 모습을 보인다(교육부, 2021a). 더욱이 고등학생들의 진로 정보 획득 경로는 가족이나 담임교사보다 커리어넷(48.9%) 활용 비율이 높으며, 학생이 선호하는 진로 프로그램 역시 학교 밖 현장 직업 체험 유형이다(교육부, 2021a).
이러한 비대칭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이미 진로가 결정된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진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생의 시각에서 진로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어 보이진 않더라도, 흥미 있는 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로 역량이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 프로그램이 실제 직업 세계와 유사한 맥락을 교실 환경에서 재현한다면, 교사는 간접 경험의 요소를 활용하여 학습자의 동기를 유도할 수 있다(교육부, 1997; 유혜연, 2001; 이지연, 2004). 시뮬레이션 요소를 도입한 교수학습 설계는 간접 경험을 통해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고 동기를 지속시킬 수 있다. 또한 게임을 통한 경쟁을 통해 참여자는 고등학교 발달 단계에서 겪는 진로와 진학, 직업 선택의 압박을 낮은 수준으로 마주치며 실제 현실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반복적 도전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참여자는 동료 학습자와 자연스럽게 협력하며 직업적 의사소통을 경험할 것이다.
핀란드의 TAT에서 운영하는 ‘Me & MyCity’ 프로그램은 그 방법적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민간 주도의 경제 및 사회 체험 학습 프로그램으로 요약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10단계로 이뤄진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와 직업의 사회적 역할을 학습할 뿐만 아니라, 각자 직업을 선택하고 모의 창업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민간 기업이 후원하는 Yrityskylä에서 하루 동안 자신이 선택한 직업의 역할을 수행하며 경제 활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고 그것을 소비하도록 짜여 있다. ‘Me & MyCity’ 프로그램의 직업 체험 방식은 민간 기업의 후원으로 현실적 문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는 점 외에도 참여자 간 역할놀이를 통해 직업적 의사 결정과정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의 기업이 학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점은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실제 사회를 추상화하여 실현하고 그 맥락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통해 진로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기에는 적합한 모델이다.
진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로 Duckworth(2007)가 제시한 그릿(Grit) 척도가 있다. Duckworth는 그릿을 통해 과제 극복의 가능성과 미래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자녀가 자율적 시도에서 획득한 성취감이 다음 도전을 받아들일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경험하면 그릿이 성장한다고도 하였다. 즉, 그릿은 반복적 도전과 관련된 진로 역량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이는 진로 프로그램의 활동 구성 방법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교육적 프로그램을 통해 그릿이 증진될 수 있다는 한수연(2019)의 연구에 근거하여, 프로그램 참여 전후 학습자의 그릿 변화는 진로 프로그램의 성과를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하였다.
충분한 직업적 탐색 없이 정체감 성취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면 이후에 또다시 정체감 유실 단계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권대훈, 2003; 양지웅, 2004).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교육 프로그램은 학교의 특색을 고려하여 인적, 물적 자원 활용이 가능하며(교육부, 2015), 학생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지역사회의 직업 모델은 프로그램 학습자의 동기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프로그램 참여자는 교실 내에서 시뮬레이션된 사회에서 자기주체성을 발휘하며 선택하게 되며, 그에 따른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기꺼이 즐겁게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진로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며, 이를 적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개발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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