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수채, 아크릴.
요즘 느끼는 낯선 감각이 있는데, 연구실 걸어가다 손등이 옷섶을 스치면 시원함이 팔뚝을 타고 오른다. 기분 좋은 향기처럼 스쳐 가는 청량함이 썩 즐겁다. 정문의 긴 가로수도, 잔디광장 위로 흐르는 구름도, 낮게 나는 비행기도, 연두빛으로 갈라지는 햇살도 그러하다. 논문, 논문, 그러며 올여름은 지워진 계절일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나 기대하지 않은 방향에서 치고 들어왔다. 7월엔 세 번인가 네 번인가 논산에 다녀왔다. 분석이 맞는진 아직 모르겠지만, 덕분에 지난주엔 긴 데이터를 뽑을 수 있었다. 가는 길이 한 시간 반 거리인데, 아직도 난 운전 초심자라 정면 주시만으로도 피곤하다. 세종 외곽을 지나는데 사이드미러에 비친 하늘이 너무도 예뻤던 거였다. 왼쪽으로 흘깃 보인 지평선 너머 구름이 그렇게도 예뻤다..
2021.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