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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보석과 여인) 여든 여덟, 그 각면체 안에서...

by 달빛나리는 2020. 9. 28.

----2002.5.20.----

 

남자 말하길,
"여든 여덟, 이 각면체들이 서로 치밀하게 아물려서 한 점 빈틈이 없거든요. 부인, 이건 완전한 보석으로서의 가장 완전한 모양입니다. 일단 이 안으로 들어온 빛은 밖으론 절대 새어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될수록 이 보석의 내부엔 자꾸만 빛이 축적되는 겁니다. 마침내는 찬란하다 못해 하늘에서 금방 뜯어내온 별처럼…….그렇습니다. 부인 이건 한낱 여인을 장식하기보다 저 장엄한 하늘에 있을 별이어야 하는 겁니다."


우리는 별처럼 빛날 수 있을까요? 한 생을 다 바쳐 가장 완전한 모양의 찬란한 별빛을…, 뿜어낼 수 있을까요?
당신은 보석입니까? 그대 안에 나를 감싸안을 수 있습니까? 온기로 따스히 포근함을 줄 수 있습니까?
빛이다. 탈출을 위해 서로 상처입히는 빛이다. 결코 뒤를 돌아볼 수 없는 빛이다. 그러나 빛이다.

그녀 말하길,
"그런건 상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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