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난해함

by 달빛나리는 2020. 9. 27.

----2012.1.20.----

 

 

생명의 시간은 달리 흐른다.

하루살이의 삶과 거북의 삶 전체의 무게값은 같다.

치열하게 압축된 시간을 사는 생명과

그 좌표에 질량이란 의미만 유지하는 생명은 다른 시간대에 존재한다.

바위를 때린 날달걀은 단지 그 교차점에 있었을 뿐이다.

 

같은 이유로 어린아이의 하루와 늙은이의 하루는 같은 길이가 아니다.

그리하여 쉼 없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며 고민하는 지루한 학창시절과

시간을 화살에 매어 날리는 아쉬움의 시절을 공통된 표준시각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

영겁의 시간 닳아 없어질 바위의 가치는

백 년의 기다림인가 선녀의 옷깃에 닳아 없어지는 찰나인다.

 

나는 얼마의 시간을 가불하여 쓰고 있나.

심전도기록기의 주름처럼, 몇 할의 이자를 붙여 지금 순간을 압축하여 살고 있나.

 

그런데 말이지,

누가 내가 걷고 있는 시간에 다림질 좀 해 줬으면 해. 하는 김에 완만한 내리막으로.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수대  (0) 2020.09.28
黑巳  (0) 2020.09.28
오늘, 8월 29일.  (0) 2020.09.27
국경의 밤 그 후... 타앙~ 너 죽었어  (0) 2020.09.27
가지 않은 길  (0) 2020.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