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5.5.----
3일차 건너 뛰고 1주차.
2일, 3일엔 중간고사였고, 어젠 소풍이었다.
누구처럼 시험이라고 일찍 끝나고 이런거 없고
시험감독 다 들어가고 정시퇴근(보다 30분 늦게)했다.
그리고 교생 회식까지.
어제는 소풍을 갔는데,
1, 3학년은 버스 타고 어디로 가는 것 같던데,
2학년 녀석들을 상당산성으로 간다고 들었다.
다행히 어제는 점심때 즈음 귀가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집에 오자마자 씻고(햇살이 어찌나 따사롭던지) 자버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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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감독.
이게 은근히 빡시다.
5줄 8석이라 교실 뒷자리 여유가 없다.
마음껏 활보할 수 없단 이야기.
더욱이 마루바닥이라 '삐~이걱'하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난다.
한 시간 내내 발가락에 긴장 바짝.
첫 날 첫 시간이 국어였다.
문제를 보고 싶단 욕망이 이글이글~
허나, 긴장한 탓에, 눈이 침침... 글씨가 안 보여...
그러고 나니 뭐, 다른 과목은 관심도 가지 않더라.
감독하다 말로만 듣던 문제 풀다 자는 녀석을 봤다.
수학시간이었는데, 찍은 것도, 일찍 푼 것도 아닌
정말 순수하게 문제 풀다 졸았나 보다.
선생님이 깨우니 그제서 눈 비비며 일어나더라.
난 봤다. 시험지와 아이 얼굴 사이에 하얀 그걸.
뭐, 이틀동안 7과목 중 5시간 감독을 들어갔는데,
2시간 연속으로 서고는 실습실 와서 엎어져버리곤.... 골골댔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시험 감독을 왜 할까.
'부정행위를 잡아내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이젠 바뀌었다.
'시험을 도와주기 위해'
떨어진 필기구를 다시 주워주고, 남은 시간 체크해 주고.
부정행위 적발은 정당하게 시험 보는 녀석을 도와주는 것이고...
중2라 그런지... 중간고사라 그런지... 시험이라고 긴장 타는 애들이 없더라.
첫 날 아침은 시끌벅적. 시험 끝나니 일찍 수업 끝난다고 좋아라 하고...
둘째날은 조금 숙연(?)해 보였지만, 곧 소풍간다는 기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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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 동안 교육실습생 특강이 10번 있었다.
교장, 교감 선생님. 각 부장 선생님.
매일 실습 일지 검사 받는 것도 귀찮고 힘들고...
'선생님을 보지 말고 아이들을 봐라'라는 말이 있다.
겨우 5일 학교 가고, 이 말 뜻이 감이 왔다. ㅡㅡ
(더 궁금하면 나중에 아는척 하시오.)
반 녀석들과는 썩 친해진 것 같다.
아침 조회와 자율학습시간, 점심시간, 청소와 종례시간.
하루에 채 1시간이 못 된다.
몇몇 녀석들은 장난도 걸고 하는데, 얼굴도 익지 않은 녀석도 있고.
우리반 40명. 내가 가르칠 200명. 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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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일루 와 봐.
4. 권용관.
항상 이 녀석 주위는 쓰레기가 넘쳐난다.
군것질거리부터 교과서까지.
역시 책상을 너무 사랑하는 녀석 중 하나다. 늘 끌어안고 잔다.
'서원대는 안~가'라며 꿍시렁대는 녀석.
야. 일단 고등학교부터 가고 생각해 봐.
몇몇 대학 진학에 관심을 갖는 녀석들이 있었는데...
역시 과 보다는 간판이 먼저더라.
대학을 보면 과가 보인다나...후우...
5. 서원태.
이름을 보면 감이 오지 않는가?
별명이 '서원대'다. 성격이 좀 예민해서 애들이 많이 괴롭힌다.
그 별명을 싫어한다.
원태야. 선생님 이름 봐. 애들이 뭐라 불렀을 것 같니?
(녀석, 바로 맞추더라. 쩝...ㅡㅡ)
이름 갖고 장난치는건 초딩이나 하는 짓이라고,
그런 애들은 '야, 초딩~'이라 부르라 했다.
관심 좀 가져야 할 녀석.
6. 양현성(?)
이름은 확실치 않으나... 사진과 비교하면 거의 확신한다.
나에게 결코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려는 아이.
어쩌냐? 알아버렸다.ㅋㅋ
이 녀석도 적잖이 장난꾸러기.
7. 이학인 - 8. 최지오
아무래도 이 녀석들은 사진과 이름이 바뀐 것 같다.
아이들이 이름 알려주는 걸 싫어해서(공감가긴 함)
사진이 박힌 명렬표를 들고 간 적이 있었다.
'야. 순순히 이름 불래, 아님 사진 대조 들어갈까?' 이러면
대부분 고분고분해진다. 사진은 부끄러우니까.
학인이를 '야~ 너 지오지'라고 했다. 물론 틀렸다.
'어~ 선생님 뭐예요~'이러더라. 급 위기상황.
'야~ 어케 얘가 너냐? 얘가 너지?' 이러며 사진보여 주니까
뭐, 재미 있어 하긴 하더라. 앞으로 조심, 조심.
9. 홍권석.
지각대마왕. 언제나 더벅머리. 약간 소심해 보임.
10. 황석하.
키 작고, 통통하고, 얼굴 붉고. 누구랑 친한지 함 봐야겠다.
녀석, 은근히 부끄럼쟁이.
내가 말만 걸면 도망간다... ㅡㅡ
그래도 제 맡은것 열심히 하는 성실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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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읽는 선배님, 후배, 동기들 보세요.
다음주 월요일 반 자리배치를 다시합니다.
기본은 2줄-3줄-2줄 3분단.
좋은 아이디어 있음 조언 부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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